수다쟁이들 선생
2023. 11. 7. 23:09
그리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앞 뒤에 하나씩 자루를 달고 다니는데
앞에 있는 자루에는 남의 허물을 모아 담고
뒤에 있는 자루에는 자기의 허물을 주어 담는다’.
이 속담은 뒤에 있는 자신의 허물을 담는 자루는
자신에게 보이지 않지만, 반대로 남들 눈에는
잘 보인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라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자기 성찰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삶에서 자기성찰 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한다.
자기 성찰은 개인적, 학문적, 그리고 전문적인 삶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자기성찰은 수시로 하면 할수록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자기성찰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모두 다 알고 있지만
문제는 다짐이나 생각처럼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기성찰은 특히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에게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지나온 삶에서 후회스럽거나 부끄럽거나 아쉬운 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날들은 달라야 하니까
시간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살아온 내 삶과 나에 대해서 묻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나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나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그간 나의 큰 과오나 부족함은 무엇이었는가?’
이를 통해 자기반성을 하고 새로운 자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답을 찾아나서게 되고
또 그로 인해 다가오는 노년기 삶이 더욱 알차고
멋지게 펼쳐질 것이다.
자기성찰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세 가지 꼽는다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첫째는 나의 가치와 신념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다.
직업 선택, 대인 관계, 개인적인 목표 설정 이런 것에서
가치와 신념을 따르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둘째는 나의 약점과 강점을 알아낼 수 있다.
약점은 보완하고자 노력하게 되고 강점을 알게 되면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더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셋째는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뒤돌아보면서
무엇을 잘했고 무엇이 아쉽거나 잘못됐는지 깨닫게 된다.
그런 깨달음은 앞으로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인생의 큰 결정까지 현명한 선택을 하게 만들어준다.
즉 자기성찰은 나를 이해하고 변화시키고
또 발전시키는 도구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우리가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나는’이라는 입장에서
말하고 글을 쓰다 보면, 자칫 자기 함정이나 다름없는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
토론에서 자기 주장이나 견해를 말할 때는,
‘나는’이라는 입장에서 시작해야 주체성이 드러나지만
자기성찰에서는 ‘나는’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하면
자칫 나를 변명하거나 나를 포장할 수도 있다.
순전히 ‘나’라는 주관적인 입장에서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라는 관점에서 말하면 주관적이 아니고
보다 객관적인 입장으로 바뀌게 된다.
이를테면 잘못이나 실수에 있어서는
더욱더 냉정하게 지적할수 있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 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이기 위해서는
‘너’라는 화법을 써보면 더 정확하고 진솔한 답을
구할 수 있다.
또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질 때, 생각만으로 자기성찰을 하고
끝내기 보다는, 그 다음 단계로 옮겨보길 적극 권유한다.
진지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생각은 충분히 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을 찾되, 거기서 끝나지 말고
한번 그것을 글로 옮겨보면 더 깊은 자기 성찰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종종 습작생들에게
‘나는’이 아닌 ‘너는’으로 글을 써보라고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