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불편하지 않은 동거

수다쟁이들 선생 2024. 10. 15. 10:07

 

구피가 산다

거실 한 가운데 깔린 원형 러그 위에 놓여진 항아리 뚜껑 속에 구피가 산다.

스무 마리가 훨씬 넘는 녀석들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한곳으로 몰려든다.

밥을 달라고.

 

 

저들 먹을 것에만 혈안이 된 놈들이 때로는 얄밉기도 하고

또 때로는 멍청해 보이기도 하지만

쉬지 않고 항아리 속을 유영하는 녀석들에게서

내 삶의 하루하루가 생기를 찾는다.

 

 

그래 그럭저럭 불편하지 않은 동거다.

너희들과 나는.

인간도 물고기도 먹기 위해서 사는 건지 살기위해서 먹는 건지

늘 그것이 현실의 물음표가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