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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일 오후 05:01

수다쟁이들 선생 2018. 6. 1. 17:04

인문학, 사람을 읽다- ➌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모나리자’ 속에 숨겨진 몇 가지 비밀
Writer 박창수


르네상스의 거장은 친모를 짝사랑한 사생아 소년
“말도 안되는 일이다. 내 유모였고 하인이었던 그 분이, 내가 사모했던 그녀가 나의 어머니라니 이건 정말이지 넌센스다.”
열 다섯살 때부터 피렌체의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라 공방에서 견습생으로 미술을 배우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스무살 되던 해였다. 고향인 빈치의 길가에서 우연히 자신의 유모였던 카테리나의 남편을 만난 청년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머니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20년을 살아온 그였다. 어머니로 확인된 여인 카테리나는 유년시절 자신을 돌봐준 집안의 하녀이자 그가 사춘기 소년이 되면서 연정을 품어왔던 여인이었다.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순간이었을 터이다. 절망과 원망, 슬픔과 자책이 뒤엉키면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다 빈치의 그날 모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영화 속 비정한 한 장면처럼 클로즈업 된다.
다빈치는 출생부터 비밀이었다. 그는 1452년 이탈리아의 피렌체 인근의 마을인 빈치라에서 피렌체의 유명한 공증인인 세르 피에르의 아들로 태어났다. 첫 부인과 헤어진 후 재혼을 두 번씩이나 더 했던 세르 피에르가 귀족이 아닌 처녀 카테리나와의 한 때 불장난으로 낳은 아이였다. 그의 조부모는 행여라도 소문이 날까봐 급히 아들을 귀족가문의 딸과 결혼시키고 손자는 자신들이 돌본다. 카테리나가 농사꾼과 결혼하자 이때부터는 그녀를 집안의 하녀로 불러들여 아이에게 젖을 먹이며 키우게 했다. 자신이 낳은 아들이면서도 아들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슬픔은 컸지만 그나마 아이에게 자신의 젖을 먹이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카테리나에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다 빈치와 카테리나를 갈라놓는 불편한 사건이 발생한다.
가슴 속에 사랑을 품는 일은 이성적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열 네살 소년 다 빈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사람이 하필이면 정성껏 자신을 볼봐주는 생모 카테리나였던 것이다, 손자의 이런 심리적 변화를 빨리 알아차린 할머니는 결국 다 빈치와 카테리나 두 사람이 얼굴을 볼수 없도록 떼어 놓는다. 이듬해 다 빈치가 미술 수업을 받기 위해 피렌체로 떠나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모나리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풀리지않는 수수께끼
다 빈치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화가이지만 그를 단지 예술가로만 여기는 사람은 드믈다. 조각·건축·토목·수학·과학·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보였기에 그를 두고 사람들은 르네상스를 완성시켜놓은 ‘천재’라고 부른다. 그가 일궈놓은 르네상스의 가장 훌륭한 업적은 원근법과 자연에의 과학적인 접근, 인간신체의 해부학적 구조, 그리고 이것들을 활용한 수학적 비율로 알려진다.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동굴의 성모’· ‘동방박사의 예배’와 같은 작품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는 평가다.
전 세계인들의 입에서 수시로 오르내리면서 루브르박물관의 대명사가 된 ‘모나리자’. 이 작품은 다 빈치의 그림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이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안고 있다. 과연 모나리자는 누구였는가에 대한 답이다. 본래 모나리자의 모델은 피렌체 금융가의 아내 리자(Lisa)다. 1503∼1506년 경 4년에 걸쳐 그린 작품으로 다 빈치는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하여 악사와 광대를 불렀다. 모델인 리자부인의 심리상태를 즐겁고 해주기 위해서였다. 당시 리자부인이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감동과 감탄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이토록 신비스러운 독특한 미소를 머금은 여인의 얼굴이 정말 자신의 얼굴인지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다 빈치는 돈을 받고 그려준 이 작품을 리자부인으로부터 다시 돌려받았고 훗날 프랑스의 국왕 프랑수아 1세의 초청을 받고 이탈리아를 떠날 때 가져갔을 만큼 애장품이었다. 모나리자에 얽힌 이같은 뒷 얘기들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모나리자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였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사람들의 추측은 다양하다. 당시 실제 모델이 된 사람은 리자부인이지만 다 빈치가 이 그림속에 숨겨놓은 사람은 슬픈 사연을 안고 있는 어머니 카테리나 라고 하기도 하고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베일에 가린 그만의 한 여인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모나리자의 주인공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 또는 중성적인 인물이라고 하는 이들은 젊은 날의 다빈치 모습일수도 있고 동성의 애인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도 이 작품 속 얼굴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작품을 그린 다빈치 그 한 사람만이 알 수 있으리라.

‘동성애자’라는 소문마저 예술로 잠재워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