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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를 그린 영화 ‘비밥바룰라’

수다쟁이들 선생 2018. 1. 25. 02:23




* 사진은 일본 나가사키 전경과 나가시키역의 기차 그리고 바다




영화 ‘비밥바룰라’(감독 이성재)가 24일 개봉됐습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평균나이 일흔의 네 남자가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휴먼 코미디죠.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욜로 라이프에 대한 욕망은 노년세대에게도 있음을 환기시키는 이 영화는 가족에 헌신적이었던 영환(박인환)부터 아내 바라기 순호(신구), 순정파 카사노바 현식(임현식), 새 출발을 꿈꾸는 덕기(윤덕용) 등 다양한 아버지들의 모습이 관객의 감정선을 건드려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마침 제가 얼마전 펴낸 에세이

‘ 살아있는 동안에 한 번은 꼭 해야할 것들’ - BUCKET LIST

와 멕락을 같이 하고 있네요. 제 책에서는 왜 버킷리스트가 필요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했다면 영화는 버킷리스트를 실행으로 옮기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책도 읽어보고 영화도 보면 그야말로 완벽한 버킷리스트의 주인공이 될듯 하네요.



박창수의 신간 ‘ 살아있는 동안에 한 번은 꼭 해야할 것들’ 中에서

가슴을 뛰게 하는 게 있나요?

 

 

Fastion.

Passion.

잘못 들으면 같은 말로 들리는 이 두 단어의 의미는 서로 다르다. ‘유행’과 ‘열정’으로 해석되니 달라도 한참 다른 것이다. 하지만 이 두 언어를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서 ‘Fastion’과 ‘Passion’은 일맥상통할 수도 있다.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유행을 이끌어가는 패션디자이너는 남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그것이 인기를 끌어모으는 스타일로 창조시키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이 과정에서 ‘Passion’이 없었다면 아무리 신선하고 멋진 아이디어일지라도 거리로 나오지 못하고 창고 속 쓰레기로 남게 될 일이다.

열정 그것은 보이지 않는 우리의 내면에서 가슴 뛰게 하는 에너지다. 유명저자이자 강사로 잘 알려진 긴급구호전문가 한비야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은 강연을 통해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유독 열정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 열정은 무엇에서 시작될까?

어느 유명 CEO는 인터뷰에서 기자가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매일 할 일 생각에 가슴이 뛰게 하자`라고 답했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열정이고 앞으로 할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그 자체도 열정이다. 특히 자신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에 온 힘을 불사르는 사람에게는 ‘열정맨’ 이라는 닉네임이 붙고 자신이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에게는 ‘미래지향적이며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준다. 이쯤되면 ‘What is passion?’에 대한 답은 이미 나온 셈이다. 바로 버킷리스트인 것이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하는 사람이이라면 그 어느 때보다 그에게는 에너지가 저절로 솟아날 것이다. 용광로처럼 불타오를 일이다. 그것이 열정이고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연료가 아니겠는가.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가장 쉽다고 하는 국사 성정이 상중하 중 ‘하’에 속하는 수학만큼이나 점수를 얻지 못했다. 외우기만 하면 되는데 왜 국어나 영어는 잘하면서 국사를 못하는 건지 나 자신도 친구들도 의아해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재기자 활동을 하면서 나는 미처 알지 못했던 나 자신의 단면을 발견했다. 학창시절 단순 암기를 그토록 싫어했고 그로인해 평균점수를 깍아 먹는 수난을 겪었던 내가 인터뷰나 현장 취재를 하고 돌아오면 수첩을 보지 않고서도 원고를 제법 빠른 속도로 써낸다는 사실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간절히 원했고 좋아하는 일이기에 취재내용이 머릿속에 잘 입력되었던 것이다. 이건 분명히 지능지수와는 별개의 것이리라. 취재를 하여 기사를 작성하거나 유년시절 기억까지 파헤치고 들어가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하는 과정은 시간과 노동력 그리고 인내력이 투입돼야 한다. 이를 통해 얻는 보수를 생각하면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고부가가치는 결코 아니라고 잘라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7년 동안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 얻는 만족도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묻는다.

“지금 당신의 가슴을 뛰고 있습니까?”

“무엇이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습니까?”

이 물음에 ‘사는 게 늘 그렇지 뭐’ ‘내 나이에 뭐 가슴 뛰는 일이 있겠어’ ‘내 처지에 뭐 신나는 일이 있어서 가슴이 뛰어’ 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정말 재미없는 삶의 만족도가 낮은 인생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열정을 만들어내는 테마가 거창하고 소박함은 중요하지가 않다. 있느냐 없느냐 이 둘 중 어느 쪽에 속하는 지가 관건이다. 1년 후 결혼을 하는 딸과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기차여행을 준비한다거나 이십대 초반에 만나 결혼을 한 배우자와 금혼식을 앞두고 드레스를 맞추고 초청카드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면 그것만으로도 가슴 설레이고 기다림의 열정 속에 하루하루가 즐거울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준비해온 자서전 출간을 앞두고 있다거나 취미삼아 그려온 미술작품을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전시하려는 기획을 하고 있다면 그 또한 오늘과 내일을 신나게 만들어주는 에너지다.

열정이 강했던 철학자로 잘 알려진 니체는 ‘오늘 가장 좋게 웃는 자는 역시 최후에도 웃을 것이다’고 말했다. 오늘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고 여기는 당신이라면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라. 이미 만들었다면 실행으로 옮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