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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의 책장 2 - 흐르는 물처럼 구르는 돌처럼

수다쟁이들 선생 2018. 1. 25. 23:06


과텍말라 한인기업인 채임덕 회장의 자서전 국내 출판 기획 및 원고 리라이팅을 담당했다.
지난 4월 18일 회장 내외분이 직접 국내에 들어와 강남 메리어트호텔에서 지인과 친구들 100여명을 초대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굴곡진 인생속에서도 자기주도적으로 삶을 개척해온 채임덕 회장의 교훈적인 석세스스토리를 책으로 엮으면서 도전과 시니어에 대한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책 머리말)
이 책을 펴내면서
“ 아버지라 부르는 노래 ”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면서 숱한 기억들을 더듬어 나름대로 내 인생의 진실했던 사건들을 적어 본다.
농촌에서 태어나 타고 난 팔자는 농부였지만 도전과 의욕만으로 낯선 서울로 올라와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숙식을 해결하고자 했던 소년시절이 있었고 공직에 몸담았던 청년시절도 있었다.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사업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끌어 가고 있지만 돌이켜보면 한 사람의 생애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그토록 승진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생각하면 부질없는 생각이 아니었나 싶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모래알처럼 다양한데도 그 시절에는 오직 공직이 내 인생을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반복했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 좀 더 먼저 승진하려고 서로 경쟁하며 앞서가려고 아옹다옹하던 모습이나 직무상 계급이 마치 자기 신분상 계급인 것처럼 처신하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모두가 어리석었던 것 같다.
공직 선배가 많이 배출된 대학을 졸업했다면 나는 중장년시절도 공직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살다가 정년퇴직을 했을 것이다. 다행이도 그런 선배가 없었기에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감행할 수 있었다. 웅덩이에 고인 물은 썩지만 흐르는 물은 새로운 곳으로 흘러가면서 스스로를 정화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듯이 말이다. 물처럼 흐르고 돌처럼 굴러서 지금 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자리 잡고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생에는 도전이 필요하다. 유년시절부터 내 삶은 나 자신이 직접 개척해가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열다섯 어린 나이에 가출을 하여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미군부대 하우스보이 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어 다시 학교공부를 했으며 대학졸업 후에는 공무원이 되어 총무처, 감사원 그리고 외무부를 거치는 공직자 생활을 했다.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다른 선택을 한 것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해주었다.
칠십이 넘은 나이지만 나에게는 늘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세 글자가 있다. ‘아버지’ 라는 이름이다. 아버지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아버지 당신의 삶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나는 후손들에게 너희들의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전해줌으로써 내 삶이 조금이라도 그들의 생애에 도움이 되면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나에게는 세 아들이 있고 그들도 어느새 아버지가 되고 중년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 나는 그 아들들이 황량한 사막이나 낯선 이국땅에 서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지 새로운 경험을 통해 도전과 인내로 꿈을 키워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버지인 내가 살아온 이야기가 아들들은 물론이고 그 다음세대에게도 인생을 펼쳐나가는데 조금이라도 힘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출판되도록 도와주신 박창수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2017 . 4. 채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