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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곳에 가면 4 _ 버스타고 해변으로

 

바닷가 마을을 돌고 돌아라

제주에 가면 서귀포를 한번쯤은 다녀오는 게 필수 코스. 제주시에 이은 두 번째 도시이기도 하지만 중문단지를 비롯해 정방폭포와 섭지코지는 물론이고 서귀포 칠십리의 숨은 비경 중 하나인 쇠소깍을 만날 수 있으니까. 어디 그뿐인가. 발길 닿는 곳마다 감귤농장을 내 집 정원인양 품을 수 있으니 ‘여기가 제주다’는 느낌 그대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서귀포를 어떻게 갈 것인가?

공항에서 렌트가로 달려도 한 시간 반 안에 도착할 수 있고 제주에서 서귀포까지 한라산 중턱을 반쪽 끼고 돌아가는 5.16도로를 통과하는 버스를 타도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빠른 것도 좋지만 느림의 여행을 즐겨보라.

낭만이 출렁이는 해변과 돌담이 정겨운 어촌마을의 풍경을 은은하게 감상하고 싶다면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서귀포까지 무려 세 시간 가까이 해변도로를 타고 도는 201번 버스를 추천한다.

 

시간이 급하거나 빠름 빠름을 즐기는 누군가라면 원망을 쏟아낼 수도 있겠다.

“재수없이 이 버스를 잘못 타서 한 나절 다 까먹었네”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여행은 느림의 미학이란 게 있지 않던가. 제주까지 가서 시간 재촉하며 여행하길 원치 않는다면 201번 버스를 타자.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삼양- 신촌 – 조천 –함덕 –김녕 –세화 – 종달을 거치면 성산항과 성산일출봉이 기다린 듯 나타나고 다시 버스는 표선 – 신흥 –남원 – 하례를 지나 서귀포의 문 비석거리에 다다르고 곧이어 동문로터리가 나온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제주도를 감싸고 도는 해변의 풍경, 과거로 돌아간듯한  한적한 어촌마을의 어선들,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는 들풀들과 꽃 그리고 검은색 흙을 입은 농경지들...,

여유와 쉼표란 바로 이런 모습들을 눈요기 해보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