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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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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목련 앓이 하얀목련 앓이   휴일 아침 커피를 마시면서 문득 이틀 전 본 목련이 떠올랐다. 십 오 년째 일주일에 한 번씩 찾는 지역문화프로그램 강의실 앞마당에 서 있는 목련나무 가지마다 하늘을 향해 제법 두툼해 뵈는 몸을 세우고 있던 꽃망울들이. 아직은 2월의 끝자락이건만 하얀 꽃잎들이 연꽃처럼 펼쳐질 날을 상상하고 또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순간 그 노래가 듣고 싶었다. 컴퓨터를 켜고 양희은의 동영상을 찾아 클릭했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늘 그랬듯이 잔잔하면서 울림이 있는 음의 변화와 노랫말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갑갑함, 외로움 그리고 그 속을 타고 흐르는 젊음의 허기를 느낀다. 딱히 떠오르는 얼굴은 없다. 지난 30여 년 동안 내가 사랑한..
계절의 암투 계절의 암투  눈 녹은 물이 지붕에서 배수관을 타고 낙하하는 소리가 들린다. ‘툭 투두둑’. 헐벗은 목련 가지 위로 솜털을 입고 도톰하게 솟은 꽃망울이 실눈을 뜨고제주도 서귀포 어느 미술관 정원엔 홍매화 피었다는 소식이 온다.    이월의 길모퉁이를 지나는 지금은 밀려나고 싶지않은 겨울이 나름 안간힘을 쓰는 소리를 듣는 시간. 그런데 이 어쩌란 말이냐?나는 무조건 봄의 편인걸.
자서전 특강_ 읽고 생각하고 쓰는 박 작가의 자서전 작법⓶_ 기둥은 몇 개를 세울까? 자서전 특강_ 읽고 생각하고 쓰는 박 작가의 자서전 작법⓶_ 기둥은 몇 개를 세울까? 내 인생을 떠받친 기둥을 찾자 한옥건축에서 대들보를 받치는 것은 기둥이다. 여러개의 기둥이 없이 대들보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책에서 기둥이란 무엇일까? 비소설 분야의 책, 즉 수필집, 시집, 실용서, 전문서 등은 전체 구성에 있어서 대부분 몇 개의 섹션(흔히 ’장‘, ’부‘)으로 나뉘어진다. 이를테면 제목이 ’인생 2막을 위해 뭘 준비할까‘라는 책이 있다고 치자. 이런 경우 ‘눈 앞으로 다가온 은퇴’, ‘준비된 것이 있는가’, ‘무엇을 할것인가’, ‘일이 전부는 아니다’, ‘브라보! 다시 만나는 내 청춘’ 식으로 여러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각 섹션은 섹션 제목에 부응하는 여러 편의 원고로 구성된..
story in BOOK_ 히잡은 패션이다 story in BOOK_ 히잡은 패션이다印尼여성, 히잡의 현주소를 말하다   뜨거운 감자, 종교와 성별 백 년 전에도 지금도, 서양에서도 아시아에서도 ‘YES’와 ‘NO’를 함부로 말하기 힘든 성역이 있다. 종교와 성별이 그렇다. 시대와 지역은 물론이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한마디로 뜨거운 감자(?)나 다름없기에 누구든 쉽게 공론화를 끄집어내기 어려운 분야다. 출판물에서는 종종 이 두 가지 주제어가 등장하긴 하지만 ‘창작’이라는 특정 영역을 안고 있는 문학은 독자 개개인의 선택과 호불호가 있을 뿐 논란의 씨앗으로까지 확대될 우려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전문서나 중수필의 카테고리 안에 있는 책이라면 옳고 그름이나 수작과 졸작의 평가 이전에 거대담론으로 확대될 여지가 충분하다. 2018년 6월 서해문집에..
자서전 특강_ 읽고 생각하고 쓰는 박 작가의 자서전 ⓵_ 대들보를 어떤 것으로 할까? 자서전 특강_ 읽고 생각하고 쓰는 박 작가의 자서전 작법⓵_ 대들보를 어떤 것으로 할까?  “뭘 말하려고 하는 거야?”“이 책 왜 쓴거지?” 누구나 자서전을 펴낼 수는 있다. 다만 출간 후 독자로부터 이런 소리를 듣게 된다면 그 자서전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다시말하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처럼 크게 내세울 게 없으니 그저 자기 살아온 얘기를 일기장처럼 평이하게 늘어놓은 글로 평가받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어느 해이던가. 정치계에 발을 내딛으려는 분의 자서전 기획과 집필을 도울 때 그의 가족, 학창시절, 직장과 성공적인 승진 등등 다섯가지의 큰 갈래를 놓고 서로의 의견이 부딪혔다. 그는 성공담을 극대화시키고 그걸 전면에 내세우려 했고 나는 ‘왜 정치인이 되고 또 어떻게 정치를..
그들은 왜 글을 쓰려고 할까? 그들은 왜 글을 쓰려고 할까?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말이 있어요. 나의 유년시절과 출생의 비밀에 대한 답을 아직도 찾지 못했어요. 그런 내 속을 이제라도 쏟아내고 싶었죠.”70대 여성 “60여 년을 함께 해온 남편이 아주 먼 곳으로 소풍을 떠났어요.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요.”80대 여성 “꼭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다만 낙서하듯이 넋두리 하듯이 살아온 얘기를 끄적이다가 이젠 제대로 쓰고 싶어졌죠.” --50대 여성 “34년동안 공직에 있었고 퇴직 후 하릴없이 있다가 지나온 시간을 정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60대 남성 “기슴 아픈 큰 일이 있었죠. 딸이 등을 떠밀더군요. 속에 담고 있는 것들을 글로 풀어내보라고. 그래서 시작하게 됐습니다”70대 여성  지난 14..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돈, 사랑, 명예, 권력...,아니다.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고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그것이 바로 자유다. 자유는 민주주의에서 얻을 수 있는 1순위 권리이자 선물이다. 이 귀한 것을 잃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60년을 살아오는 동안 가장 소중하다고 여긴 것이었기에자유는 내게 곧 생명이었다.일제강점기를 살아온 선조들이나 군사정권의 살벌한 총칼 속에서 억압의 시간 속에 갇힌 시간을 보냈던 이 땅의 많은 이들 또한 자유가 곧 최고의 바람이자 가치이고 타는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생명수였으리라.  2024년 12월 9일.지금 왜 나는 이 ‘자유’라는 두 글자를 새삼스럽게 되뇌이게 되었을까? 참으로 알 수 없는..
시니어수필집<내 얘기 좀 들어볼래요?> 출간 제목: 시니어 공동수필집 출간, 출간기념회 작가 탄생의 메카, ‘원미2동 수필교실’시니어 인생2막 길을 열다- 원미2동 수필교실‘수다쟁이다락방’ 여덟 번째 수필집 출간- 이양순 수필가외 17명 참여, 31일 오후 5시 출간기념회 열려    부천 시니어 작가 탄생의 메카인 수필교실‘수다쟁이다락방’은 오는 10월 31일 8번째 공동수필집내 얘기 좀 들어볼래요?> 출간과 함께 이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원미2동 행정복지센터 2층 대강의실에서 출간기념회를 연다.  이번 ‘수다쟁이다락방 ’공동작품집내 얘기 좀 들어볼래요?> (출판사:디자이너클럽)는 수필가 이양순을 비롯한 수필 교실회원 18명이 참여, 각각 2편씩의 작품을 실었다. 책은 총 3부로 1부‘산다는 것은’, 2부 ‘함께 한다는 것 만으로도’, 3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