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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목단씨의 그해 여름>을 읽은 독자들과의 대화 시리즈2

<목단씨의 그해 여름>을 읽은 독자들과의 대화 시리즈2

 

 

- 어느 70대 초반 여성 독자와의 가슴 시린 대화

 

“가족들 사랑 많이 받고 성장한 분들 부러워요”

“엄마 얼굴 조차 기억이 나질 않아서...,”

“자식과 손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산다고 생각하죠”

 

Q: 다섯 시간 동안 완독하셨다구요?

A: 뭐랄까. 읽는 내내 정말 가슴 아프고 힘들었어요. 그런데도 자꾸 빨려들어가듯이 읽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작가님이 부럽게 느껴졌어요. 엄마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성장한 것 같아서요.

 

Q: 막내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독자님이 성장하던 시기는 너 나할 것 없이 어려운 시절이었으니 성장 환경이 저와는 또 달랐겠지요?

A: 그럼요. 많이 달랐죠. 저 같은 경우는 더 더욱 그랬어요. 저는 가족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어요. 부모님 사랑도, 형제자매들의 사랑도.

 

Q: 장녀라서 그랬나요? 부모님 대신해서 동생들 보살피느라 그러신분들도 많던데. 저희 큰 누님도 부모님 사랑을 많이 받기 보다는 가족들을 위한 희생적인 성장기를 보낸 분이라서...,

A: 사실 저는 엄마 얼굴을 몰라요. 6.25 전쟁으로 인해 부모님과 헤어졌거든요. 그때 세 살쯤 되었으니 기억조차 없는 거예요. 그래서 ...,

 

 

Q: 이 책이 되레 독자님 상처를 건드려놓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 시절 독자님처럼 가족과 생이별을 한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유년시절 청소년시절은 물론이고 힘든 시간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A: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죠. 이제는 두 딸과 사위들 그리고 손자 손녀를 둔 할머니이니 때문에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과거의 상처를 많이 치유하며 살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켠에서는 ‘어머니’라는 존재와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막연한 배고픔 같은 게 있습니다. 나이가 있으니 그 아픔은 나름 현실속에서 잘 희석시키면서 보내요.

 

Q: 이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저희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우리 가족들과의 기억을 다시 살려내는 것 그리고 이 세상 모든분들이 어머니를 떠올리며 함께 힐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는데..., 어머님, 가족 사랑에 목말랐던 독자님의 그 깊은 슬픔과 바람에 누가 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속 큰 원에 독자님이 상상하고 희망했던 어머님의 모습을 그려보시고 그속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A: 사실 긴 세월을 걸어오는 동안 기억조차 없는 부모님과의 이별 그리고 그분들의 부재로 인한 서러움과 한은 조금씩 조금씩 무디어졌어요. 무엇보다 딸들을 키우고 손주들을 보면서 이제는 부모님으로부터 못받은 사랑 대신 자식과 손주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산다고 생각하죠. 이 또한 제 부모님들이 주신 선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