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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새책 이야기 -유쾌하게 인생을 즐기는 53가지....1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Who am I?'

 

 

“노인의 탐욕이란 나그네길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노잣돈을 더 마련하려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노년에 관하여’를 쓴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작가였던 키케로가 남긴 말이다. 기원전 56년 이후 키케로는 정치에서 물러난 후 은둔생활을 하며 글 쓰는 일로 외로움을 달랜 것으로 전해진다.

천 년 전에도 지금도 서양에서도 동양에서도 사람은 태어나 성장하고 일하며 살다가 늙고 그리고 세상과 이별한다. 마찬가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거창해 보이는 이름으로의 실천이 아닐지라도 이웃과 나누고 없는 이들에게 베풀고 도덕적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다 간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거나 삶을 마감한 후 후세들에게 조차 좋은 소리 듣지 못하는 인생을 산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하는 흔한 말 중 ‘저 사람 환갑 넘었어도 아직 철이 안 들었네’ 라는 말이 있다. 나이 60이 넘도록 자성과 자각 없이 어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언행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향한 안타까움이다. 그들에게는 노년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키케로의 말처럼 내려놓지 못한 탐욕 즉 돈, 자식, 명예 대한 지나친 욕심이 넘친다는 얘기이고 사회의 어른으로서 모범이 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나온 후로 강의와 글로 매스미디어 분야 활동을 하면서 일찌감치 30대 중반부터 시니어 잡지 창간을 구상하기도 했었다. 40대에 들어서는 ‘인생2막’ 이나 ‘시니어 인생’이라는 테마로 책을 쓰기도 하고 시니어 전문 방송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글쓰기, 방송, 강의, 잡지 등의 분야에서 나름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것에 자부심 갖고 달려왔다. 인생의 절반을 넘겼다고 생각하던 어느 날 내 삶을 뒤 돌아보고 거울 앞의 나를 들여다보니 ‘Who am I?'라는 의문이 던져졌다.

‘나이 오십 넘어 나는 정말 어른이 돼 있는 건가?’

‘인생 후반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내 삶에 대한 반추를 통해 2년 전엔 ‘살아가는 동안 한번은 꼭 해야할 것들(버킷리스트)’ 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면서 노년기 삶은 욕심은 벗어던지고 오직 자신을 위해 알차게 의미있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책에서는 다시한번 노년의 삶을 코앞에 둔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빌미로 노년의 삶을 준비하거나 살아감에 있어서 우리가 반드시 깨닫고 실천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노년의 삶은 학력, 명예, 돈, 직업, 자식에 대한 욕심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남은 생은 나 스스로 디자인하여 펼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나도 독자들도 지금 우리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노년기 삶의 동반자이자 언젠가는 노년의 삶을 맞이해야야 할 사람들이기에.

 

2019. 12 박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