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War's Unwomanly Face)'.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품이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전하는 진실을 글로 써서 전한다. 자신이 개척한 ' 다수의 목소리를 전하는 형식'을 빌려 옮긴 작가로 알려져 있다. 노벨상 수상작을 비롯해 <체르노빌의 목소리> , <죽음에 매료되다> 등의 책에서 전쟁과 사회주의 체제의 몰락에 대해 기록했다. 40여 년 간 구 러시아(소련)의 역사를 통해 공산주의의 비인간적인 얼굴을 낱낱이 고발하고자 한 것은 작가로서 위대한 일을 하것임에 틀리미 없다.
소설은 픽션이다. 물론 개연성을 그 바탕으로 깔고 가야한다. 하지만 보기 드믈게 그녀가 논픽션 작가로서 노벨문학상을 탔다는 것은 우리가 쓰는 글이 기록으로서 사료로서의 가치가 얼마나 위대하고 소중한 일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녀의 기록이 비단 사회주의 면면을 실랄하게 보여줬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쟁이 아닌 그 어떤 시공간과 인물의 이야기일지라도 기록은 과거의 진실이고 역사를 들여다보는 거울로서의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기나 자서전은 결코 작가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기가 단지 누구 개인의 사사로운 일상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난중일기>, 유대인 가정의 소녀가 쓴 <안나의 일기> 를 통해서 공감했다. 일기나 자서전은 그 시대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건과 인물이 함깨 공존한다.
알렉시예비치! 그녀의 국적은 우크라이나이다. 국내에도 방문한 적이 있는 그녀는 '왜 세월호에 대해 쓴 책이 없는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작가로서 진실과 기록에 열정을 쏟아온 그녀의 의지와는 달리 또다시 전쟁은 그녀의 조국에서 러시아에 의해 일어났으니 참으로 안타까운일이다. 아마도 지금 그녀는 자국에서 벌어지는 러시아 침공의 과정과 전쟁 상황 그리고 남겨진 폐허와 슬픔에 대해 지금도 기록의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
'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3- 성찰 (0) | 2022.04.24 |
---|---|
인물탐구 '황금인생' 1- 대학생 이경희(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 | 2022.04.23 |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1 - 힐링 (0) | 2022.04.22 |
장수하고 싶다면 그들처럼 (0) | 2020.02.10 |
“흰 쥐는 귀엽기라도 하지” (0) | 2020.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