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 준비한 사업아이템,
타이밍 저격으로 승승장구
인생2막 멘토링 전문가들이 현직 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섣불리 창업하지 마라’다. 특히 대기업 재직자, 공무원, 군인, 은행원 등에게는 더욱 강조한다. 저마다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삶을 살아왔기에 이들이 은퇴 시 손에 쥔 것은 많아도 세상물정에는 어둡다는 우려에서다.
김한수 대표는 전직 건설회사 부사장 출신이다. 그는 60세이던 2007년 은퇴와 동시에 시니어 케어 서비스 기업 비지팅엔젤스코리아를 창업했다. 하지만 적어도 그에게는 시니어창업에 대한 우려가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 창업 후 사업은 매년 성장 확대일로를 걸어왔고 2021년 9월 초 현재 전국에 방문요양서비스 지점 127곳, 주간보호센터 2곳이 운영 중이고 6,800여명의 요양보호사를 확보하고 있다. 복지용구판매업에 이어 최근엔 시니어푸드 밀키트사업을 론칭하여 B2G와 함께 일반 고객확보에도 나섰다. 그야말로 시니어창업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는 중이다. 인생2막에 뛰어든 김 대표의 창업 성공비결은 무얼까?
“저는 30대 시절 미국 출장 중 실버케어비즈니스를 접했고 40대부터 은퇴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자료를 확보하면서 나름 준비를 했어요.”
그는 준비된 창업자였다. 은퇴 이전에 고령사회를 먼저 맞이한 해외 각국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미국의 전문 업체와 노인 방문요양서비스에 대한 운영시스템 관련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창업 준비를 했다. 새로운 아이템으로 창업할 경우 중요한 것은 타이밍. 마침 국내에서도 2007년 4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제정되어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탄탄한 사전준비와 시대에 부응한 아이템이 현실적으로 맞아떨어지는 이른바 ‘창업성공의 기본조건’을 갖춰 성공한 케이스다.
“100세 시대에는 오복에 하나 더 갖춰야할 게 있습니다. 일하는 복이죠. 일 자체가 건강을 지켜주고 수입도 발생시켜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어요. 아침에 눈을 떠서 즐겁게 일하러 갈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창업 후 14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 김 대표의 나이는 74세다. 김 대표는 아침에 집을 나와 회사 인근 핼스센터에 운동을 한 후 퇴근시간까지 직원 미팅, 사업 현황 점검, 신규사업 진행 체크, 사업설명회 진행 등 바쁘게 움직이는 엑티브 시니어다, 같은 노년기를 맞이한 시니어로서 대상자들 또한 시니어인 사업을 하다 보니 건강은 물론이고 자신의 노년 인생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 더욱 만족스러운 시간의 연속이라는 입장이다. 노년기 건강과 직결되는 비즈니스를 펼치는 그로서는 동시대를 사는 시니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나이를 논하기 전에 활동해야 합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일을 하던 산행을 하던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책임질 때 노년기를 보다 활기차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나름 자신만의 달란트를 갖고 있다면 그것으로 사회봉사에 기여하는 노년인생이야말로 정말 멋지지 않을까요?”
노년기 장수에 필수인 건강, 활동(일), 즐거움 3박자를 다 갖춘 김한수 대표. 그가 과거 직장생활에서 쌓은 리더십과 혁신 마인드를 사업에 적극 활용하면서 회사의 비전도 한층 더 밝아지고 있다. 비지팅엔젤스코리아는 최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을 대상으로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와 최적의 요양보호사를 함께 추천해주는 시스템으로 특허 출원을 완료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Ai 상담 서비스 ‘엔젤스 VARO’가 시장에 안착했다. 이에 따라 ‘혁신성장유형’ 벤처기업 인증까지 획득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주무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재가 장기요양기관 평가’ 결과에서 23개 가맹점이 최우수기관(A등급)으로 선정되는 쾌거도 이루었다. 이쯤되고 보니 요즘 그는 친구나 지인들로부터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는 시니어 CEO로 불리고 있다.
* 이 인터뷰는 저자(박창수)가 2021년 잡지 <피플365>에 기고했던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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